'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두 번째 상담에서는 지난번 실시한 심리검사 해석상담을 진행했어요.
오늘의 해석상담 결과는 좀 충격적이었어요.
상담을 받고 나서도 한동안 멍했구요.
저번에 상담사 선생님께서
제가 남의 말을 필터링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 버린다고 말씀하셨어요.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구분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제 스스로를 상처입히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한 사람이 저에게 뚱뚱하다고 하면
저는 정말 뚱뚱하고 한심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처럼요.
그래서 남들이 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황이 되면
제 자신이 근본적으로 흔들린다고 하셨어요.
제 자신이 남의 말 한마디에 무가치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한심하게 느껴지는 거에요.
남이 어떻게 행동하든 내 기준을 가지고 휘둘리지 말아야 하는데
내 기준이 하나도 없다고 하시면서 ‘텅 빈 사람’ 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기준이 하나도 없이 남한테 제 가치를 다 맡겨버리기 때문에
남이 나를 뭐라고 하면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린다고요.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인정하기 싫었어요.
저는 그동안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살아왔는데
그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처음에는 ‘내가 왜 텅 빈 사람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인정하기 싫지만 상담사 선생님의 말이 맞는 것 같았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남들이 저에게 말해준 것들로 스스로를 채우고 있었거든요.
‘너는 좋은 사람이야’, ‘너는 친절한 사람이야’,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남이 해준 말들을 내 마음 속에 품고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 동안 저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었기 때문에
별 스트레스 상황 없이 잘 지낸 것 같구요.
중간중간 친구와의 관계가 흔들릴 때에는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제 모든 신경이 그 문제에 집중되곤 했는데
이번에 상담을 받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남들에게 그만큼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요.
앞으로는 나의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해요.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위로하고 격려해줄 거에요.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저는 그 자체로 이미 채워진 사람이지만
제가 그것을 저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막막하지만
앞으로 상담을 하면서 제 자신을 찾아가고 싶어요.
오늘도 좋은 상담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신
닥터오심리상담센터와 상담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