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과 귀신들림은 정확히 진단해야
무더운 요즘 방영되고 있는 심야 괴담이나 납량특집을 통해 귀신의 출몰을 두려워하고 집에서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고 있다. 실제 귀신의 존재가 없다고 믿어도 방송을 통해 귀신이 출몰한다는 이야기는 그 장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불안을 유발하고, 공포감을 조성시킬 수 있다. 특정 장소에 대해 지나친 관심과 과도한 소문은 그 장소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고, 그 지역의 방문을 피하게 한다. 따라서 방송관계자는 귀신출몰이라는 주제로 납량특집을 기획하거나 편성하는 것은 좋지만, 어떤 특정 장소와 무관함을 밝히거나 실제 장소를 거론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내담자 중에는 귀신을 봤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들은 길을 가고 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거나 자신의 앞길을 못 가게 막는 등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집안이나 길거리에서 검은 그림자의 형체가 지나갔다고 표현하고 그 형체를 따라가 보면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했으며, 전혀 알 수 없는 여러 명의 얼굴 형상을 가진 이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취침시간이 되면, 늘 불안이 엄습하여 숙면에 취하지 못하거나 악몽을 꾸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했다. 이러한 증상들은 조현병(정신분열증)과 관련될 수 있는데 조현병은 환청이나 환시, 망상, 와해된 언어나 행동 등의 양성증상과 무언증이나 무의욕증, 무쾌감증 등의 음성증상이 있다. 이들은 맥락에 맞지 않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지만, 상대와의 대화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조현병의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은 물론 유전인자로 인해 전수되어 동일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불안하거나 거부적이며 지배적이고 공격적인 어머니에게 양육된 경우와 무능하고 무관심하며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아버지에게 양육된 자녀가 부모의 과 보호적이고 억압적으로 양육됨으로써 조현병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조현병 중에도 피해망상의 사고를 지닌 내담자들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실생활에서 자신에게 해를 가한 가해자들로 인해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꿈속에서 동일인물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가해자들이 자신 주변을 맴돌 듯 떠나지 않아 수년간 악몽을 꾸며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외출 시에는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거나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주변을 계속 살폈다. 특히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나면,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다른 망상으로 과대망상적 사고를 지닌 내담자들은 자신이 신과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특별한 능력이나 운명을 타고났다고 확신하고 있었다(곽수민 등, 2013).
이와는 다르게 귀신들린 이들은 사경을 헤매듯 몸살을 앓았고, 근육경련이나 몸을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움직이며 주위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을 경험하는 발작 증세를 보였다. 이때, 약물투여를 하거나 진정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도와야 할지 난감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투시나 예언, 남의 목소리를 내거나 방언을 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몸 안에 다중 인격자의 모습으로 변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증상이 조현병인지 귀신들림인지 명확히 진단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현병인 내담자는 먼저 심리적인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즉 내담자의 언어가 맥락에 맞지 않고 비논리적이며 거짓말 같다고 느껴질지라도 이들의 언어 이면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이들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며, 좀 더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은 평소 주변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지각하는데 이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여 직접 해소 가능한 방법들로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조현병 내담자는 약물복용과 상담을 병행하면 어느 정도 치료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귀신들린 사람은 초능력이나 영적인 분별력이 있고, 약물 반응을 통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기독교 상담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 영적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영과 육 그리고 혼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돕는 것이 필요하다(김태수, 2007).
<상담학박사, 김순례_새전북신문 2021년 8월 17일자 신문에서 발췌>